우리나라의 사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예부터 뚜렷한 색채를 지닌 채 우리의 삶과 함께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계절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의 변화, 생활 방식의 변화, 그리고 계절마다 떠오르는 추억들까지. 오늘은 예전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돌아보며 그때의 감성과 지금의 계절을 비교해 보려 합니다.
봄: 설렘과 변화의 시작
예전의 봄은 겨우내 얼어있던 땅이 녹고, 여기저기서 노란 개나리와 분홍빛 진달래가 피어나던 시기였습니다. 봄바람은 가볍고 산뜻했으며, 창문을 열어놓으면 들려오는 새소리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친구들과 새 운동화를 신고 뛰놀며 봄의 시작을 맞이하곤 했죠.
지금의 봄은 예전보다 짧아진 듯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졌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봄철 일상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던 시절과 달리, 요즘은 공기 질을 걱정하며 마스크를 챙기는 것이 익숙해졌죠. 그래도 벚꽃이 만개하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가족과 돗자리를 깔고 나들이를 가는 모습은 여전히 봄의 설렘을 느끼게 합니다.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방식의 변화
예전의 여름은 그야말로 ‘더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에어컨이 흔치 않던 시절, 시원한 그늘을 찾아 부채질을 하거나, 대야에 물을 받아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습니다. 강이나 계곡에서 멱을 감거나, 동네 아이들이 함께 얼음과자를 나눠 먹으며 웃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저녁이면 마당에 평상을 내놓고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곤 했죠.
지금의 여름은 기술의 발전 덕분에 훨씬 편리해졌습니다. 집에서는 에어컨이 돌아가고, 카페나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도 냉방이 기본이 되었죠. 대신 전기 요금을 걱정하거나, 너무 차가운 냉방으로 인한 냉방병이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었습니다. 여름휴가 문화도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가까운 강이나 산으로 피서를 갔다면, 요즘은 워터파크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도 삼계탕을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려는 ‘이열치열’의 전통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가을: 풍요로움과 낭만의 계절
예전의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었습니다. 농촌에서는 벼를 베고 곡식을 거두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마당 한켠에서는 고구마와 옥수수를 말리고, 시골에서는 가을밤이 되면 강강술래나 전통놀이가 펼쳐지기도 했죠. 무엇보다 가을 하면 추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를 지낸 후 성묘를 가는 모습이 가을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요즘의 가을은 도심에서도 축제와 문화 행사가 활발하게 열립니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핼러윈 같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명절의 모습도 변화했죠. 예전처럼 차례상을 크게 차리기보다 간소화하는 가정이 늘었고, 명절 연휴에 가족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가을 저녁의 선선한 바람, 맑은 하늘 아래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모습은 여전히 가을이 주는 감성을 선사합니다.
겨울: 추운 날의 따뜻한 기억
예전의 겨울은 유독 추웠지만 그만큼 따뜻한 기억도 많았습니다. 연탄난로를 피워 방을 덥히고, 손난로를 주머니에 넣고 등굣길을 나섰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눈이 내리면 동네 아이들은 얼음판에서 썰매를 타거나, 눈싸움을 하며 겨울을 만끽했죠. 명절이 다가오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떡국을 끓이고 세배를 드리며 한 해를 맞이했습니다.
지금의 겨울은 난방 시스템이 발달해 실내에서는 춥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눈을 보기 어려워진 느낌입니다. 과거처럼 마당에 눈사람을 만들거나, 온 동네가 하얗게 덮이는 광경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겨울의 감성, 새해를 맞이하며 가족과 함께 떡국을 먹는 문화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해가는 계절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
계절이 바뀌고 생활 방식이 변하면서 예전과 지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계절마다 느껴지는 설렘과 추억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봄이 오면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 아래 즐거운 순간을 만들어갑니다. 가을이 되면 풍요로운 감성을 느끼고, 겨울이면 따뜻한 온기를 찾게 되죠.
비록 예전처럼 마당에서 평상을 내놓고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계절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공원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느끼거나, 첫눈이 내릴 때 설레는 마음은 과거와 다르지 않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지나간 계절을 추억하며 살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계절을 즐기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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